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점심시간에도 건물 안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퇴근 후에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집으로 직행한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햇빛을 직접 느낄 기회는 거의 없다. 이것이 현대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이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다. 2021년 영양결핍 환자수 33만 5,441명 중 비타민D 결핍이 24만 7,077명으로 전체의 73.7%를 차지했다. 비타민D 결핍 환자는 2017년 8만 6,285명에서 2021년 24만 7,077명으로 186.3% 급증했으며, 30세 이하 여성의 비타민D 결핍률이 23%로 가장 높았고, 30세 이하 남성 결핍률이 21%로 뒤를 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로 정상 수치(30~100ng/mL)에 한참 못 미치는 결핍 수준이다.
비타민D는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다. 칼슘이 대장과 콩팥에서 흡수될 수 있게 도와주며 암, 심혈관질환, 우울증 등 각종 질병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우리는 햇빛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현대인의 실태, 그리고 건강한 비타민D 수치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다루고자 한다.

비타민D 결핍이 초래하는 건강 문제
비타민D가 결핍되면 혈액의 칼슘과 인의 농도가 낮아져 골격이 약화되고, 압력을 이기지 못하면 휘게 된다. 성인은 골연화증, 6~24개월의 영아는 구루병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비타민D 결핍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골다공증과 근골격계 질환
2024년 대한정형외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정형외과 질환은 골다공증으로 무려 31% 증가했다. 국내 노인 2명 중 1명은 골감소증(골다공증 전 단계) 환자로 추정된다. 비타민D 결핍 상태가 지속되면 뼈와 근육통을 겪게 되며, 전신적인 통증이나 특정 부위의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면역력 저하와 만성질환
비타민D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다수의 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되었다. 비타민D 결핍은 면역 반응을 손상시켜 감염과 질병에 대한 민감성을 증가시키며, 상처의 치유와 부상의 회복을 지연시킨다. 또한 의학계에는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지고, 암·당뇨병을 비롯해 자가면역질환 또한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정신 건강 악화
비타민D 결핍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기분 장애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충분한 비타민D 유지는 정신적, 정서적인 행복과 안정감을 갖게 한다. 비타민D는 우리 몸의 에너지를 최적으로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부족하면 육체적, 정신적 활력에 영향을 미치며 피로와 쇠약을 초래한다.
한국인의 비타민D 결핍 현황
한국인의 비타민D 결핍은 단순히 심각한 수준을 넘어 악화되고 있다. 2008년부터 7년간 한국인의 비타민D 상태 추이를 조사한 결과 비타민D 결핍된 남성과 여성은 각각 23.4%p, 14.3%p 증가했다.
연령별·성별 특징
2021년 비타민D 결핍 환자수는 여성이 19만 1,625명으로 남성 5만 5,452명의 3.5배였다. 여성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더 낮았는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성들이 몸의 노출을 피하는 의복을 선호하기 때문에 피부에서의 비타민D 합성이 저해된 결과라고 분석된다.
지역별 차이
검진자들이 검사를 받은 도시별로 비타민D 결핍률을 비교한 결과, 서울·인천지역 거주자의 결핍률이 가장 높았고, 제주·창원 지역 결핍률이 가장 낮았다. 이는 서울·인천 지역에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사무직이나 야간 교대근무자들이 많은 이유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과의 상관관계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의 한 종류로 섭취 시 지방조직에 흡수되지만 지방조직은 비타민D를 쉽게 놓아주지 않기 때문에 지방량이 많을수록 즉, 비만일수록 비타민D 부족이 오기 쉽다. 비타민D는 체질량 지수가 높을수록(비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계절의 영향
비타민D는 봄과 겨울에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겨울철에는 일조량 자체가 줄어들고, 두꺼운 옷으로 피부 노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비타민D 합성이 더욱 어려워진다.
비타민D를 되찾는 방법
비타민D 결핍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혈중 농도 30ng/mL 이상인 경우 비타민D가 충분하다고 보지만, 20ng/mL 이하라면 비타민D 결핍으로 판단한다. 자신의 비타민D 수치가 궁금하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햇빛 쬐기 - 가장 효과적인 방법
햇빛을 통해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한 비타민D나 보충제로 복용한 비타민D보다 혈액에서 최소 2배는 더 오래 지속된다. 매일 12~2시 사이에 체표면적을 30% 이상 햇볕에 노출한 상태에서 15~30분 이상 일광욕하면 혈중비타민D 수치를 20ng/ml로 유지할 수 있다.
자외선 지수가 5~7정도 되는 햇빛이 쨍쨍한 날 기준 일주일 2~3회, 10분에서 20분 정도 야외에서 햇볕 쬐는 것이 좋으며,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가장 좋다. 단, 유리를 통해서는 비타민D를 합성하지 못하므로 꼭 야외에서 햇빛을 쬐어야 한다.
음식을 통한 보충
고등어, 연어, 송어, 참치, 장어 등 지방이 풍부한 생선이 대표적으로 비타민D를 많이 함유한 식품이며, 80g 정도의 연어에는 450IU 정도의 비타민D가 들어있어 하루 필요 비타민D 섭취량 600IU의 75%에 해당한다.
비타민D 강화 우유를 큰 컵(약 250g)으로 한 컵 마시면 100IU 가량의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으며, 170g의 요구르트에는 80IU의 비타민D가 들어있다. 달걀은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한 음식으로 비타민D는 대부분 달걀노른자에 들어 있다. 표고버섯과 같이 비타민D가 풍부한 버섯을 찾아 먹는 것도 부족한 햇빛을 대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보충제 활용
적절하게 햇빛을 쪼여도,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나 야외 활동이 적은 직장인과 수험생, 폐경 이후 여성이나 70세 이상의 노인은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을, 겨울철에는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는 비타민D를 보충하기 어려운데 이러한 경우 비타민D 알약을 복용하거나 고용량의 비타민D 주사를 맞는 방법도 있다. 미국의학회, 한국영양학회 등은 상한 섭취량을 4,000에서 최대 10,000 IU를 넘지 않을 것을 권장하며, 과잉 섭취시에는 심장박동 이상, 현기증, 무기력,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D 결핍은 단순한 영양 불균형이 아니다. 2017년 대비 2021년 비타민D 결핍 환자가 186.3% 급증한 현상은 우리 사회가 햇빛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다. 사무실, 학교, 집을 오가며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현대인의 삶은 편리해졌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뼈 건강, 면역력, 정신 건강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점심시간 15분, 사무실 밖으로 나가 햇빛을 쬐는 것. 저녁 식사에 연어나 고등어를 올리는 것. 필요하다면 비타민D 보충제를 챙기는 것. 이 작은 실천들이 골다공증, 당뇨, 우울증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특히 30세 이하 젊은 층의 결핍률이 20%를 넘는 현실은 시급한 조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젊을 때 쌓아야 할 뼈의 밀도는 한 번 놓치면 회복하기 어렵다. 오늘부터 햇빛을 찾아 나서자.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영양소, 비타민D를 되찾을 때다.